[문화일보]<포럼>국정화 筆陣 겨냥한 인신공격은 테러 인쇄하기
이름 :  관리자
날짜 : 2015-12-11 16:20:02 조회 : 2551

<포럼>국정화 筆陣 겨냥한 인신공격은 테러


이재교 / 세종대 자유전공학부 교수, 변호사

‘하나의 유령이 지금 대한민국을 배회하고 있다, 필진(筆陣)에 대한 폭력이라는 유령이.’ 국정교과서 필진이나 필진으로 예상되는 학자들에 대한 이른바 신상털기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채우기 시작했다. 흔히 신상털기는 개인의 정보를 파악해 알리는 것이라 하지만, 실상은 폭력일 뿐이다. 필진의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를 공개하는 것은 국정화를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협박을 하라는 신호이고, 이 신호에 따라 집필자의 집이나 직장에 찾아가거나 집단적으로 전화를 해 댈 것을 기대한 것일 테니 신상털기 자체만으로도 폭력인 것이다.

예상하지 못한 일은 아니다. 지난해 1월 교학사의 역사교과서가 공개되자 조직적이고 집요한 폭력이 난무한 사실을 생생하게 기억하기 때문이다. 교과서가 발간되기도 전에 한 국회의원이 교학사 교과서에 “안중근은 테러리스트요 유관순은 깡패”라고 기술돼 있다는 허위 사실을 ‘폭로’하면서 터무니없는 공격이 시작됐다. 그리고 교과서가 공개되자 이를 채택하려는 학교들에 대해 이른바 신상털기와 폭력이 넘쳐났다.

어느 학교가 채택하려 한다고 SNS에 올라오면 무리 지어 그 학교로 몰려가서 시위하고, 인터넷과 SNS에 친일독재를 옹호하는 반민족적인 학교라고 매도하겠다고 협박하는가 하면, 학부모나 졸업생임을 사칭해 학교에 수백 수천 통의 전화로 번복을 압박했다. 심지어 학교를 폭파하겠다는 협박 전화까지 있었다 한다. 직접 겪은 사람들은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했다간 큰일을 당하고야 말 것 같은 공포감이 엄습했다고 한다. 테러라 해도 무리가 아닐 정도였다. 결국 단 하나의 학교를 제외한 모든 학교가 선택을 포기하는 전대미문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 사태는 정부가 검인정 제도를 포기하는 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필자는 현 역사교과서들에 많은 문제가 있어서 수정해야 한다고 보지만 국정화는 탐탁지 않게 여겼는데, “교학사 사태를 보고도 검인정 체제에서 내용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반문에는 답이 궁하다. 만약 이런 폭력이 없어서 일부 학교에서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했다면 정부가 국정화를 밀어붙이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교학사 교과서를 폭력으로 몰아낸 사람들이 결국 검인정 체제의 퇴출 위기를 자초한 셈이다.

국정화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민주주의와 다양성을 그 근거로 든다. 옳은 말이다. 그런데 교학사 교과서를 부정하면서 폭력으로 몰아낸 행위는 다양성에 대한 근본적인 부정이었다. 최근 몇몇 집필자가 언론에 보도됐을 때 그에 대한 신상털기를 한 사람들이 지난해 교학사 교과서에 폭력을 가한 사람들과 전혀 다를 것 같지도 않다. 반대자들은 폭력이 범죄라는 사실 이전에 폭력은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킨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지금 정치인들이 앞장서서 싸우고 있지만, 그 대상이 교과서이므로 기본적으로 교육의 문제다. 국정화 저지를 위해 신상털기를 하거나 폭력을 행사한다면 교육 문제를 지극히 비(非)교육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국정화를 저지하려는 사람들이 미래 세대에게 반(反)대한민국적인 역사관을 주입, 사회주의 혁명을 하기 위해 현행 교과서를 고집한다는 일각의 주장을 부정하기 어렵게 된다. 민주주의를 신봉한다는 국정화 반대자들이 그럴 리 없다고 믿는다. 어느 모로 보나 집필자들에 대한 SNS상의 폭력은 이제 절대로 없어야 한다.


출처 :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511100103311100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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